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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보험 영업의 무게중심이 한 줄로 요약된다. "파는 일만큼 지키는 관리의 비중이 커지는 시기"다. 7월 1일부터는 GA 대리점 1200% 룰이 시행되고, 2027년 1월에는 판매수수료 분급 제도가 정식 도입된다. 첫해 수당 한도가 묶이고, 나머지 수당은 일정 기간에 걸쳐 나눠 받는 구조가 표준이 된다. 이 환경에서 점점 더 무거워지는 관리 지표 중 하나가 계약유지율이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여전히 13회차·25회차 유지율을 "평가표 안에 박혀 있는 지표 하나" 정도로만 받아들이는 설계사가 적지 않다. 사실은 그 이상이다. 분급제 시대에 유지율은 다음 달 통장에 찍히는 분급 수당을 켜고 끄는 스위치이자, 위촉 유지 여부를 가르는 컷오프 라인이 된다. 이번 글에서는 이 지표가 왜 그렇게까지 무거워졌는지, 13·25회차에서 갈리는 결정적 패턴은 무엇인지, 그리고 현장에서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4단계 사후관리 동선을 정리한다.
이 글의 한 줄 요약: 1200%룰·분급제 시대의 유지율은 "성적표"가 아니라 "다음 달 수당 게이트"다. 첫 13개월·25개월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같은 시책에서도 누구는 분급 수당을 끝까지 받고 누구는 도중에 끊기는 차이를 만든다.
1. 왜 지금 유지율인가 — 분급제·1200%룰이 만든 게임 룰의 변화
먼저 큰 그림. 금융당국이 발표한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 방향에 따라, 2026년 7월부터는 보험 대리점에 지급되는 첫해 수수료 총액이 월납보험료의 1200%를 넘지 못한다. 여기에 더해 2027년 1월부터는 첫해에 모든 수당을 몰아주지 못하고 일정 기간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분급제가 적용된다. 그리고 이 분급 수당의 지급 조건에 공통으로 따라붙는 단어가 있다.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에 한해 지급한다."
이게 의외로 중요하다. 과거에는 "팔고 한 달 안에 큰 돈을 받고, 그 다음은 시책 따라 다음 계약을 향해 뛴다"는 구조가 통했다. 지금은 흐름이 달라진다. 오늘 체결한 계약이 중도에 해지되면, 그 시점부터 남아 있던 분급 수당은 함께 끊긴다. 동일한 시책으로 같은 종신 한 건을 팔아도, 25회차 이후까지 끌고 가는 설계사와 13회차 직전에 흔들리는 설계사의 최종 정산 결과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GA 내부 정책이 한 겹 더 올라간다. 업계 공시·연구자료를 종합해 보면, 국내 GA 25회차 유지율은 평균적으로 60%대 수준에서 움직여 왔다. 즉 2년 안에 보험상품 가입자 10명 중 3~4명이 계약을 깬다는 뜻이다. 보험사·GA가 이 숫자를 그냥 두지 않는다. 13회차·25회차 유지율이 일정 라인 밑으로 떨어지면 차회 시책 컷, 분급 수당 일부 환수, 심한 경우 위촉 종료까지 따라올 수 있다. 결국 유지율은 영업의 결과가 아니라 영업의 시작 조건에 가깝다.
2. 13회차와 25회차 — 두 분기점에서 갈리는 결정적 차이
같은 "유지율"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13회차와 25회차는 사실상 다른 시험이다. 무엇이 다른지 한 번에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13회차 — "내가 정말 이 보험을 산 게 맞나?"의 시기
가입 후 12개월이 막 지난 시점에 측정되는 13회차 유지율은, 현장에서 흔히 말하는 "초도 유지"다. 이 구간에서 깨지는 계약의 대부분은 상품의 문제가 아니다. 상담의 문제다. 자동이체 첫 인출이 시작되면서 "어? 내가 한 달에 이만큼 내기로 했었나?" 하는 후회가 올라오고, 청약철회·품질보증해지·민원이 몰리는 시기다. 즉 13회차는 설계 단계에서 권유 강도가 적정했는지, 보험료 부담을 충분히 시뮬레이션해 줬는지를 측정한다.
25회차 — "이 보험이 내 인생에 맞는가?"의 시기
2년 차로 넘어가면 풍경이 달라진다. 25회차에서 깨지는 계약은 충동·후회가 아니라 생활의 변화에서 온다. 결혼·출산·이직·이사·자영업 전환.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때 그 설계사 연락이 끊겼다"는 단절. 보험연구원이 매년 발표하는 국내 25회차 유지율 보고서가 일관되게 지적하는 게 이 부분이다. 25회차 유지율은 상담 품질이 아니라 사후관리 품질을 측정한다. 그래서 똑같은 보험을 팔아도, 1년 사이에 한 번도 안부 메시지가 가지 않은 고객의 25회차 유지율은 평균치보다 20% 가까이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핵심은 이거다. 13회차는 "팔기 전에" 결정되고, 25회차는 "팔고 난 다음 24개월 동안" 결정된다. 같은 사람을 같은 방식으로 관리해서는 두 지표를 동시에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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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급제 시대의 4단계 사후관리 동선
현장에서 검증된 사후관리 동선을 4단계로 압축한다. 각 단계는 "이때 무엇을 하지 않으면 어느 회차에서 깨진다"는 구체적 인과를 갖는다.
D+7일 이내 — 가입 직후 "안심 콜"로 13회차의 절반을 잡는다
청약일 다음 주 안에 짧은 전화 또는 메시지 한 번이면 충분하다. 약관상 청약철회 기간(보통 15일) 안에 의도적으로 한 번 더 접촉해서, 계약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가입 당시 의도와 차이가 없는지 점검하는 작업이다. 현장에서 흔히 보는 예시 대화 한 토막이다 — "두 달쯤 지나서 청구서를 보고 나서야 후회하실 줄 알았는데, 다음 주에 한 번 짚어 주시니까 마음이 정리되더라"는 식의 반응이 자주 돌아온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한 통의 접촉이 청약철회·품질보증해지·초기 민원 비율을 눈에 띄게 낮춰 준다.
D+90일 — 첫 보험료 인출 직후 "확인 메시지"
두 번째 분기점은 첫 자동이체가 통장에서 빠진 직후다. "잘 출금되셨고, 이상 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라는 단순한 한 줄이 사실상 가장 강력한 13회차 방어 라인이다. 자동이체 일자가 월급일과 충돌하지 않는지 한 번 짚어주고, 계좌·카드 변경이 필요한 경우 어디로 연락하면 되는지 안내해 둔다. 여기서 결제 실패가 누적되면 6개월 안에 실효로 이어진다.
D+12개월 — "1주년 보장 점검" 미팅
13회차의 마지막 컷오프 직전이다. 이 시점에 30분짜리 보장 점검 미팅을 한 번 잡는다. 새 약관 개정, 새로 들어온 정부 지원, 작년에 빠졌던 보장 공백을 함께 짚는다. 이 미팅의 진짜 목적은 새 계약이 아니라 "이 사람은 1년이 지나도 나를 챙기는구나"라는 신호 전달이다. 25회차 유지율의 70%는 이 한 번의 만남에서 결정된다.
D+24개월 — "라이프 이벤트 점검"으로 25회차를 넘긴다
2년이 지나면 고객의 인생이 한 칸 이상 바뀐다. 결혼·출산·이직·이사 중 하나는 거의 일어난다. 이때 보험을 손대지 않으면 환경에 안 맞는 보장이 부담으로 느껴지고, 첫 해지 충동이 올라온다. 25회차 직전에 "올해 큰 변화 없으셨어요?" 한마디만 던져도, 변화가 있으면 부분 변경으로 살릴 수 있고 없으면 다음 점검 약속이 잡힌다. 어느 쪽이든 해지로 가지 않는다.
4. 현장에서 자주 빠지는 함정 3가지
함정 1 — "내 손을 떠난 계약은 GA가 알아서 관리한다"는 착각
분급제의 본질은 관리 책임의 개인화다. 과거에는 회사가 사후관리 부서를 통해 보내는 안부 SMS, 생일 축하 카드가 일정 부분 유지율을 받쳐줬다. 지금은 양상이 달라진다. 같은 GA 안에서도 누구의 계약은 회수 부서에서 적극 관리하고 누구의 계약은 단순 발송만 한다. 이 차이는 위촉 종료 후에 더 또렷해진다. 본인이 이 GA를 떠나는 순간 그 계약들의 관리 손길이 옅어지기 쉽다. 결국 분급제 시대의 기본 전제는 "담당 설계사의 정기 점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한 줄로 정리된다.
함정 2 — 시책 계약을 13회차만 버티게 하고 손을 떼는 패턴
일부 설계사가 여전히 빠지는 함정이다. "13회차만 넘기면 시책은 떨어진다, 그 다음은 알아서 흘러가게 두자"는 발상. 분급제 이전에는 가능했다. 지금은 14개월 차에 해지가 나면 그때부터 남은 분급 수당이 끊긴다. 그리고 보험사 입장에서 14~24개월 차 해지는 "초기 관리 실패"가 아니라 "관리 자체를 안 한 사례"로 기록된다. GA 평가표·시책 등급에서 가장 페널티가 크게 붙는 구간이 바로 이 14~24개월이다. 13회차만 넘기면 끝이 아니라, 13회차 다음 12개월이 진짜 시험이다.
함정 3 — "리모델링"이라는 이름의 자가 해지 유발
최근 한 경제지가 다룬 기사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보험 리모델링 뒤엔 해지 유도? 설계사 경쟁 과열에 유지율 반토막." 새 고객을 위해 기존 보험을 정리해 주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본인이 가입시킨 계약을 본인이 다시 갈아엎는 패턴이 반복되면, 그 계약의 분급 수당이 직접 회수된다. 그리고 GA 시스템에 "동일 설계사 인입 후 24개월 내 해지"로 잡혀 차회 위촉 평가에서 감점이 누적된다. 리모델링은 "갈아 끼우기"가 아니라 "보완"으로 접근할 때만 유지율을 깎지 않는다.
5. 유지율 목표를 숫자로 잡는 법
막연히 "잘 관리하자"가 아니라 본인의 컷라인을 숫자로 박아두는 게 효과적이다. 현장에서 흔히 쓰는 기준선은 다음과 같다.
- 13회차 유지율 90% 이상 — 시책 지급·차회 등급 평가에서 안전 구간. 평균이 80%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90%는 상위권 라인.
- 25회차 유지율 70% 이상 — GA 위촉 유지·우수 설계사 인증 라인. 60%대 중반이 업계 평균인 점을 고려하면 70%부터 "관리되는 설계사"로 분류된다.
- 월 1건 이상 사후관리 접촉 — 본인 보유 계약 전체를 12개월에 한 번씩 도는 회전 주기 확보. 이게 깨지면 25회차 유지율이 다음 분기부터 무너진다.
여기서 한 가지. 모든 고객을 같은 빈도로 챙길 수는 없다. 월납 보험료·가입 건수·라이프 이벤트 임박도 세 가지로 고객을 3등급으로 나누고, A등급(분급 비중 큰 핵심 계약)은 분기 1회, B등급은 반기 1회, C등급은 연 1회 접촉 — 이렇게 등급별 회전 주기를 미리 정해 두는 게 현실적이다. 분급제 시대의 시간은 모두에게 부족하다.
6. 마무리 — "유지율은 지키는 게 아니라 미리 깔아두는 것"
이 글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한 가지. 유지율은 14개월 차에 흔들리는 계약을 붙잡는 작업이 아니다. 가입 다음 주, 첫 인출 다음 날, 1주년, 2주년 — 이 네 시점에 미리 깔아두는 신호의 누적이다. 깔아두지 않은 신호는 24개월 차에 절대 만회되지 않는다.
1200%룰과 분급제가 시작되면 같은 시책으로 같은 한 건을 팔아도, 누구는 7년 치 분급 수당을 끝까지 받고 누구는 2년 차에 끊긴다. 그 차이가 어디서 갈리는지, 이제 답이 보이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