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를 검토하는 상담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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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의무를 위반했으니 보험금은 한 푼도 못 받습니다." 현장에서 이 말을 사실처럼 옮기는 설계사가 의외로 많다. 그런데 맞는 말이 아니다. 고지의무 위반이 있어도 보험금이 나가는 경우가 분명히 있고, 반대로 그 사이 계약은 해지될 수도 있다. 갈림길은 딱 하나 — 위반한 사실과 이번 보험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느냐다.

핵심 한 줄: 고지의무 위반 ≠ 무조건 전액 부지급. 위반 사실이 보험사고에 영향을 주지 않았음이 증명되면 보험금은 지급되되, 계약은 별도로 해지될 수 있다(상법 제655조 단서).

1. 어떤 일이 있었나

실제 분쟁조정에서 자주 나오는 유형을 익명화해 재구성한다. 40대 자영업자 A씨는 몇 해 전 한 보험사의 질병보험에 가입했다. 가입 당시 A씨는 건강검진에서 지적받았던 고지혈증과 위염 이력을 청약서에 적지 않았다.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다.

가입 2년쯤 뒤, A씨는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고 입원·수술을 하게 됐다. 그리고 가입해둔 보험으로 입원·수술비를 청구했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2. 어떤 보장에 가입돼 있었나

A씨의 계약은 질병으로 인한 입원과 수술을 보장하는 일반적인 구조였다. 척추관협착증 수술은 약관상 보장 대상에 해당했다. 담보만 놓고 보면 지급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걸림돌은 담보가 아니라 가입 절차에 있었다.

3. 무엇이 쟁점이었나 — '위반'과 '인과관계'는 다른 문제다

보험사는 청구 심사 과정에서 A씨가 고지하지 않은 고지혈증·위염 이력을 확인했다. 명백한 계약 전 알릴의무(고지의무) 위반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계약을 해지할 사유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두 가지 질문을 분리해야 한다. 첫째, 고지의무 위반이 있었는가? — 있었다. 둘째, 그 위반한 병력이 이번 사고(척추관협착증)의 발생에 영향을 미쳤는가? 고지혈증과 위염은 척추질환과 의학적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바로 이 지점이 승부를 가른다.

4. 결과와 판단 근거

결론부터. 이런 유형에서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이 증명되고 해지 요건이 충족되면, 보험금은 지급되되 계약은 해지될 수 있다. 근거는 상법이다.

즉 A씨의 미고지 병력이 척추질환과 무관하다는 점이 증명되면, 보험금 지급은 이뤄진다. 다만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실 자체는 남으므로 보험사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지급과 해지가 동시에 일어나는, 언뜻 모순 같지만 법리상 정확한 결론이다. 참고로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의 증명 책임은 원칙적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계약자 측에 있다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 태도다.

반대 경우도 기억해두자. 만약 미고지한 병력이 이번 사고와 직접 이어졌다면? 그때는 보험금 부지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해지권 제척기간이나 보험자가 위반을 미리 알았는지 등 해지를 제한하는 사유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 인과관계가 있느냐 없느냐, 그 한 끗이 크다.

5. 설계사가 여기서 배울 점

LESSON 1

"사소한 병력"은 없다 — 청약서 질문은 빠짐없이

고지혈증·위염처럼 흔한 이력도 미고지면 계약 해지의 빌미가 된다. 이번 케이스는 보험금은 받았지만 계약이 해지됐다. 고객 입장에선 어렵게 유지하던 보장을 잃은 것이다. 가입 단계에서 청약서 질문사항을 하나하나 확인시키는 습관이 결국 고객을 지킨다.

LESSON 2

"인과관계 없으면 괜찮아요"라고 안심시키지 말 것

인과관계가 없으면 보험금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계약은 해지될 수 있다. 이 둘을 뭉뚱그려 "괜찮다"고 말하면 나중에 고객 신뢰를 잃는다. 지급과 해지는 별개라는 점을 정확히 안내하는 것이 프로다.

6. 청구·실무에서 챙길 포인트

CHECK

다툼이 생겼을 때 확인 순서

① 위반 사실이 있는지(청약서·검진 기록) ② 그 병력과 사고 사이 의학적 인과관계 ③ 해지권 행사기간 도과 여부. 상법상 해지권은 보험자가 위반을 안 날부터 1개월, 계약 체결일부터 3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없다. 여기에 표준약관은 보장개시 후 일정 기간이 사유 없이 지나면 해지를 제한하는 별도 규정을 두므로, 해당 약관 문구를 함께 확인한다. 구체 요건은 가입 상품 약관과 개별 사실관계로 확인해야 한다.

7. 신입이 놓치기 쉬운 함정

가장 흔한 오해가 "고지의무 위반 = 한 푼도 받지 못한다"다. 앞에서 봤듯 그렇지 않다. 인과관계가 없으면 지급되되, 대신 계약은 해지될 수 있다. 반대로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부지급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때도 해지가 가능한지는 위 요건에 따라 달라진다. 이 네 갈래(위반 유무 × 인과관계 유무)를 머릿속에 표로 정리해두면, 고객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결국은 가입할 때다. 정확한 고지가 최선의 방어라는 것.

출처·유의: 상법 제651조·제655조와 유사 분쟁 유형을 바탕으로 익명화·재구성한 학습용 콘텐츠입니다. 개별 사안은 가입 상품의 약관, 구체적 사실관계, 의학적 판단, 최신 법령·판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구체적 분쟁은 약관과 전문가 상담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