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보험계약자는 자신이 운영하던 노래방의 직원을 피보험자로, 질병사망담보 특별약관을 포함한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피보험자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단 이틀 뒤 사망했고, 부검 결과 사인은 '고도의 폐결핵'으로 확인됐습니다.

피보험자의 동거인은 경찰 진술에서, 망인이 사망 2주 전부터 밥을 넘기지 못해 식사를 제대로 못 했고, 몸이 아파 노래방에 출근하지 못했으며, 기침·가래·체중감소 같은 증상이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보험사는 이를 근거로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면책을 주장했고, 원심은 '정확한 병명을 몰랐고 중대한 과실도 없다'며 보험계약자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고지의무 위반의 '중대한 과실'은 정확한 병명을 인식했는지가 아니라, 사회통념상 '중요한 사항'임을 알 수 있었는지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중대한 과실'의 의미 현저한 부주의로 중요한 사항의 존재 자체를 몰랐거나, 중요성 판단을 잘못해 그것이 고지해야 할 사항임을 알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보험계약의 내용, 사실의 중요도, 계약 체결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해 사회통념에 따라 개별·구체적으로 판단한다.
병명 인식 ≠ 면책 요건 피보험자가 정확한 병명을 진단받지 않았더라도, 가입 직전 식사 곤란·출근 불가 등 일상생활에 명백한 지장이 있었다면 '질병에 걸려 신체에 심각한 이상이 생긴 사실'은 인식하고 있었다고 본다. 이는 '생명의 위험 측정에 영향을 주는 사정'으로 상법 제651조의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
원심의 잘못 이러한 증상의 인식이 있는데도 청약서의 일반적 질문에 의존해 '몰랐다'고만 본 원심은 중대한 과실 판단의 법리를 오해해 사건을 파기·환송한다.

3. 보험설계사 실무 시사점

'병명을 모른다 = 고지의무 면제'가 아니라는 점: 가입자가 "병원에 가본 적 없으니 쓸 게 없다"고 해도, 실제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증상이 지속되고 있다면 그 자체가 '중요한 사항'입니다. 청약서의 질문항목을 기계적으로 읽지 말고, 최근 1~3개월간 식사·수면·체중·출근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별도로 확인하고 그 답을 기록으로 남기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타인을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의 고지 책임 확인: 이 사건처럼 사용자가 직원을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은 청약서 작성을 계약자가 단독으로 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고지의무는 피보험자에게도 있으므로, 청약 시점에 피보험자 본인의 건강상태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정황은 분쟁 시 중대한 과실 판단의 정황증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서면 또는 통화 녹취 등으로 피보험자 본인의 답변을 받아 보관해 두면, 향후 분쟁에서 확인 절차를 설명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가입 직후 사고/사망 시 분쟁 가능성 인지: 가입 후 단기간 내(특히 2~4주 이내)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는 가입 직전 시점의 진료기록뿐 아니라 가족·동료의 진술까지 폭넓게 조사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외부에 드러난 증상이 있었다면 분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안내해 두는 편이 가입자 보호에도 도움이 됩니다.
설계사 본인의 면접·확인 기록 보관: 청약서의 '예/아니오' 외에 설계사가 직접 면담에서 확인한 내용을 메모로 남기면, 추후 분쟁에서 설계사의 설명·확인의무 이행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이는 고지의무 분쟁뿐 아니라 모집 과정상 설명·확인의무 이행 여부가 문제 되는 분쟁에서도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4. 고객에게 설명할 때의 문장

"고지서는 '병명을 진단받았는지'만 묻는 종이가 아니라, '현재 평소와 다른 몸 상태가 있는지'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최근에 식사·체중·출근에 변화가 있었다면, 병명 진단을 받지 않으셨더라도 그 사실은 가입 전에 알려 주세요. 그래야 가입 후에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거나 계약이 해지되는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보험 상담 실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실제 분쟁은 약관, 사실관계, 시점 등 개별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의 법률 판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판례 원문 보기 · 사건번호 2018다281241, 대법원 2019.04.23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