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외국법인 甲이 소유한 선박을 선체용선한 乙 회사가 있고, 그 선박의 관리를 위탁받은 丙 회사가 국내 보험사 丁과 사이에 선체보험을 포함한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보험증권상 피보험자는 '소유자 甲 법인, 관리자 丙 회사'로 표시돼 있었고, 선체용선자인 乙 회사는 명시적으로 기재되지 않았습니다.

보험사고 발생 후 甲 법인과 乙 회사가 각각 자신이 정당한 보험금청구권자라며 지급을 청구하자, 보험자 丁은 채권자 불확지를 이유로 보험금을 변제공탁했습니다. 이후 소송에서 乙 회사는 "자신도 영국법상 노출되지 않은 본인으로서 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이 보험계약의 해석에는 영국법이 준거법임을 전제한 뒤, 乙 회사의 피보험자 주장을 배척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준거법 결정 보험목적물인 선박이 캄보디아 등록, 피보험자 甲이 파나마 법인이라 외국적 요소가 있고, 적용약관(영국 협회선박기간보험약관)에 '영국의 법률과 관습에 따른다'는 조항이 있어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본다.
현명되지 않은 본인 법리 영국법상, 대리인이 상대방에게 본인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더라도 본인의 존재를 노출해 상대방이 이를 알고 있는 경우, 현명되지 않은 본인(unnamed/unidentified principal)이 계약상 권리·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
노출되지 않은 본인 법리 상대방이 본인의 존재를 몰랐던 경우에도, ① 대리권 수여, ② 본인을 위한 체결 의도, ③ 계약상 본인이 당사자가 되는 것을 배제하는 조항의 부재가 인정되면 노출되지 않은 본인(undisclosed principal)이 계약상 권리·의무를 부담할 여지가 있다.
본 사건 적용 丙 회사가 보험사 丁에 대해 누군가를 대리해 계약을 체결한다는 취지를 밝혔거나, 丁이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丙 회사가 乙 회사로부터 대리권을 수여받고 乙 회사를 위해 계약할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乙 회사는 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가 아니다.

3. 보험설계사 실무 시사점

피보험자 명의는 사고 이후 되돌리기 어렵다: 이 사건은 선박·해상 보험 사안이지만, 피보험자를 누구로 기재하느냐는 재산·기업성 계약 전반에 공통되는 문제입니다. 계약 체결 단계에서 '실질적 이해관계인'을 빠뜨리지 않도록 확인하는 절차가 사고 이후의 분쟁을 예방합니다.
대리로 체결한 계약은 대리 관계를 서면으로 남긴다: 노출되지 않은 본인 법리로 사후에 피보험자 지위를 주장하려면 대리권 수여·본인을 위한 체결 의도·상대방의 인식 여부가 모두 인정돼야 합니다. 이후 다툼을 줄이려면 위임장·계약 협의서·이메일 등으로 대리 관계와 이해관계인 범위를 계약 체결 시점에 문서화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준거법·약관 언어 조항 확인: 국제 요소가 있는 재산·해상보험 계약에는 준거법 지정 조항(예: 영국 협회약관의 영국법 조항)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법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청구·분쟁 상황이 되기 전에 어떤 법이 적용되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사고 후 다수 청구자 발생 시 변제공탁 절차 이해: 이 사건처럼 복수 청구자가 서로 정당한 권리자라 주장하면 보험자가 채권자 불확지를 이유로 변제공탁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담 단계에서 '누가 청구권자인지 다투어질 여지'가 보이면, 사전에 이해관계인 간 합의서·양수도 관계를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4. 고객에게 설명할 때의 문장

"보험증권상 피보험자로 명확히 기재되어 있어야 청구권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후에 피보험자로 인정받는 길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그 요건이 까다롭고 특히 국제 해상보험처럼 영국법이 적용되는 계약에서는 대리 관계가 문서로 남아 있어야 인정되기 쉽습니다. 계약 체결 시점부터 이해관계인 명단을 정확히 반영하도록 준비하시는 것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보험 상담 실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실제 사안은 계약의 준거법, 약관 조항, 대리 관계의 입증 수준, 관련 당사자들의 이해관계 등 개별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의 법률 판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판례 원문 보기 · 사건번호 2017다208232, 208249, 대법원 2019. 12. 27.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