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원고(원수급인)는 2013년 6월 조경 식재공사를 계약금액 약 3억 4,600만 원으로 참가인(하수급인)에게 하도급했고, 보증보험회사는 같은 해 7월 이를 담보하는 계약이행보증보험을 인수해 계약보증금 약 3,460만 원의 보증서를 발급했다. 약관은 “보험계약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때”를 보험사고로 정하면서, 보험금 청구 전에 피보험자가 주계약을 해제·해지하되 그 해제·해지가 보험기간 안에 있을 것은 요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참가인은 2013년 8월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했고, 원고는 곧바로 계약일반조건과 계약특약조건의 “회생절차개시신청 등 발생 시 해지 가능” 조항을 근거로 하도급계약을 해지한 뒤 보증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원심은 회생절차개시신청을 사회통념상 귀책사유로 보아 보험금 지급의무를 인정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파기하고 환송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약정해지권의 행사사유와 보험사고를 구별했다. 회생절차개시신청은 약정해지권을 발동시킬 수 있는 사정에 해당할 뿐, 그 자체가 보험사고인 채무불이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취지다.

계약이행보증보험의 보험사고가 무엇인지 약관·증권·주계약을 종합해 결정한다. 약관이 “보험계약자의 정당한 사유 없는 주계약 불이행”을 보험사고로 명시하고 해제·해지가 보험기간 안에 있을 것을 요하지 않는다고 정했다면, 채무불이행 자체가 보험사고이다.
주계약 해제·해지의 법적 위치 해제·해지는 보험사고의 내용이 아니라 보험금청구권의 행사요건에 불과하다. 따라서 해제·해지의 시점이 보험기간 후라도 보험사고 자체가 보험기간 내 채무불이행이라면 청구가 가능하다.
회생절차개시신청의 의미 수급인이 계약기간 중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도급계약 이행이 그의 귀책사유로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약정해지권의 발동사유는 될 수 있으나 그것이 보험사고로 직결되지 않는다.
채무불이행 여부의 판단 기준 도급공사의 공사금액·공사기간·공사내용을 기준으로, ① 회생절차개시신청 전후의 계약 이행 정도, ② 신청에 이르게 된 원인, ③ 신청 후 영업의 계속 또는 재개 여부, ④ 계약을 이행할 자금사정과 기타 여건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3. 보험설계사 실무 시사점

보험사고 = 채무불이행, 해제·해지 = 청구요건임을 분리해 설명: 계약이행보증·하자보수보증 같은 보증보험 가입 시, “언제 보험사고가 발생하는가”와 “언제까지 해제·해지가 있어야 하는가”는 별개 질문이다. 약관 문언상 해제·해지의 시점 요건이 “보험기간 안”인지 “요건 없음”인지에 따라 청구 가능성이 달라지므로 이 부분을 미리 짚어 두는 것이 출발점이다.
약정해지 사유와 보험사고를 같은 것으로 안내하지 않기: 도급계약 약관에는 부도·파산·회생절차개시신청 등을 약정해지권 행사사유로 두는 경우가 많다. 이 사유가 발생하면 발주자가 계약을 해지할 권리는 갖지만, 그것이 곧 보증보험금이 자동 지급되는 보험사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입자·피보험자에게 두 단계를 분리해 안내해야 분쟁 단계에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회생절차개시신청 직후의 청구는 사실관계 정리부터: 수급인이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했더라도 곧바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청구 전에 ① 신청 전후의 공사 진행률, ② 신청 사유, ③ 신청 이후 영업 계속·재개 가능성, ④ 잔여 공사를 수행할 자금·인력·면허 여건 등을 정리해 두면, 보험회사 손해사정 단계에서 채무불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부도·회생이면 자동 지급”과 같은 단정 표현은 피한다: 보증보험 상담 자료에서 부도·회생절차개시신청을 “보험금 자동 지급 사유”처럼 단정해 안내하면 표시광고 측면의 위험이 있다. 약관상 보험사고 정의와 청구요건, 채무불이행 판단의 종합적 성격을 함께 안내하는 것이 안전하다.

4. 고객에게 설명할 때의 문장

“계약이행보증보험에서 보험금이 나오는 사고는 ‘수급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때’입니다.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했다는 사실 자체는 발주자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유는 되지만, 그것만으로 보험사고가 자동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어서 보험금이 곧바로 지급된다고 보장하기는 어렵습니다. 신청 전후의 공사 진행 정도, 신청 후 영업 계속 여부, 잔여 공사를 수행할 자금·인력 여건 같은 사정을 함께 보고 채무불이행 여부를 판단합니다. 청구 전에 이런 자료를 정리해 두시면 손해사정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보험 상담 실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실제 분쟁은 약관, 사실관계, 시점 등 개별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의 법률 판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판례 원문 보기 · 사건번호 2016다225308, 대법원 2020. 3. 12.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