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국내 은행이 중국 시행사에 약 4,000만 달러 한도의 대출을 실행하면서, 시행사의 비상·신용위험으로 대출 원리금 회수가 어려워질 경우 대출 원리금의 90%를 지급받기로 하는 해외사업금융보험에 가입했다. 약관은 “금융계약 및 위험담보장치의 효력발생 + 인허가 취득 등 조건이 충족된 후 자금이 인출된 날에 보험책임이 개시”된다고 정하고, 보험계약자에게 “손실 방지·경감을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하고 결과를 알릴” 의무도 부과했다. 시행사 부실로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은행이 보험금을 청구했고, 보험자는 “토지저당권·주식질권 효력 미발생”과 “인출 전 단계의 손실방지·경감의무 위반”을 들어 지급을 거절했다. 원심은 보험자 손을 들었지만, 대법원은 약관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약관 해석의 일반 법리를 다시 정리하면서, 본 사건 두 조항(보험책임 개시 조건 / 손실방지·경감의무) 모두 다의적 해석이 가능하고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을 가지므로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약관 해석의 두 단계 구조 ① 약관의 목적·취지·문언·전체 맥락을 고려해 평균적 고객 기준으로 객관·획일적으로 해석한다. ② 그래도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을 가져 뜻이 명백하지 않은 때에 한해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으로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
“위험담보장치의 효력발생” 해석 약관 제15조가 ‘효력이 소급해 발생한 경우’까지 포함하는지 문언상 명백하지 않다. 보험사고의 역선택 방지라는 조항의 취지를 고려하면 본 사건처럼 사실상 보험자대위 실행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도 보험책임이 개시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평균적 고객 이해에 어긋난다. 다의적 해석이 가능한 영역이므로 고객 유리 해석.
손실방지·경감의무의 적용 시점 약관 제9조의 손실방지·경감의무는 상법 제680조 손해방지의무를 구체화한 규정으로, 원칙적으로 보험사고 발생을 전제로 한다. 사고 발생 전 대출 실행 단계의 주의의무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더라도 약관이 그 내용·발생 시기를 명확히 정하지 않은 이상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않은 때에 해당해 고객 유리로 해석.
면책 주장의 결과 두 쟁점 모두 면책·지급거절 사유를 인정한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아 파기 환송. 보험금 지급 자체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환송심에서 다시 심리·판단된다.

3. 보험설계사 실무 시사점

작성자 불이익 원칙의 ‘발동 조건’을 정확히 안내: 약관이 모호하다고 무조건 고객 유리가 되는 게 아니다. 먼저 평균적 고객 기준의 객관·획일적 해석을 거쳐야 하고, 그 결과 조항이 다의적이며 각각의 해석이 합리적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같은 시기 대법원이 일의적 해석이 가능한 약관에는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적용하지 않은 점(예: 본인부담상한액 환급분 사례)과 짝지어 설명하면 균형이 잡힌다.
“손실방지·경감의무”는 사고 후가 출발점: 보험사가 약관에 적힌 손실방지·경감의무 위반을 들어 지급을 거절할 때, 그 의무가 보험사고 발생 전 단계의 주의의무까지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약관이 시기·내용을 따로 정해 두지 않았다면 사고 전 단계 행위로 면책을 끌어내기 어렵다.
약관 효력요건은 ‘평균적 고객 기준’으로 다시 읽기: 본 사안은 담보권이 중국 물권법상 성립요건을 갖추고 있었고, 이후 외환관리 법령 변경·중재 판단·보험자대위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된 특수한 사정 위에서 “효력발생” 문언이 다의적이라고 판단되었다. 일반화하기보다는, 가입 단계에서 “효력발생”이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약관·청약서·상품설명서로 함께 확인해 두면 분쟁 발생 시 검토 기준을 명확히 할 수 있다.
분쟁 컨설팅 톤은 사실·법리 분리: 보험사 측 거절 사유가 단어 자체의 다의성에 기댄 것인지(작성자 불이익 영역), 아니면 일의적 약관 문언에 기댄 것인지(고객 유리 해석 불가 영역) 구분해 안내한다. 두 영역을 섞어서 “약관이 모호하니 다 받을 수 있다”는 식의 단정 멘트는 표시광고·민원 리스크가 커진다.

4. 고객에게 설명할 때의 문장

“약관 해석은 두 단계로 봅니다. 먼저 일반적인 고객이 그 문장을 어떻게 이해할지 객관적·획일적으로 살펴보고, 그 결과 뜻이 분명하면 그대로 따라갑니다. 그래도 한 조항이 두 가지 이상으로 해석되고 각각의 해석에 일리가 있을 때, 비로소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합니다. ‘약관에 적혀 있으니 어쩔 수 없다’는 거절을 받으셨더라도 그 문장의 뜻이 평균적 고객 입장에서 정말 한 가지로만 읽히는지 함께 점검해 보시는 것이 분쟁의 출발점입니다.”

이 글은 보험 상담 실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실제 분쟁은 약관, 사실관계, 시점 등 개별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의 법률 판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판례 원문 보기 · 사건번호 2017다237988, 대법원 2023. 7. 13.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