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차량 소유자 A는 2009년 제작된 자동차를 소유하며 오피스텔 거주자로 살고 있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는 2018년 초부터 해당 차종을 포함한 일부 차량에서 ABS(제동장치) 모듈 전원부에 오일·수분이 미세 유입되어 전원부 쇼트가 발생하는 제작결함을 인정하고 시정조치(리콜)를 실시했으며, A도 그 무렵 리콜 통지문을 받았습니다. 통지문에는 “제작결함을 시정하지 않으면 엔진룸 소손과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만 적혀 있었을 뿐, 주차 상태에서 화재가 날 수 있다는 언급이나 시정조치 종기(마감일)에 대한 명시는 없었습니다.

A가 리콜에 응하지 않은 채 3개월가량이 지난 2018. 4. 27. 새벽 오피스텔에 부속된 기계식 주차타워에 차량을 정상적으로 주차했는데, 약 8시간 뒤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되고 건물까지 소훼되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BS 모듈 부근을 발화지점으로 한정 가능하며 엔진·연료·오일 계통 결함으로 인한 발화 가능성은 배제된다는 감정 의견을 냈습니다. 오피스텔 건물에 대해 주택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사가 피보험자를 위해 수리비 등으로 1억 1,492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뒤, 소유자 A와 A 차량의 자동차보험자를 상대로 상법 제682조에 따른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한 사안입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차량의 설치·보존상의 하자 인정과 자동차보험 담보 범위 부분은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으나, 책임을 전혀 제한하지 않은 부분은 위법하다고 보아 원심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핵심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작물책임과 무과실책임의 한계민법 제758조 제1항은 공작물 소유자에게 무과실책임을 지워 피해자 보호를 도모하는 취지지만, 예외 없이 모든 손해를 배상하게 하면 손해의 공평 부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근본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 특히 복잡한 기술이 집약된 공작물은 소유자가 구조·작동원리·위험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책임제한(과실상계 유사 법리)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참작해야 한다.
리콜 통지문의 내용상 한계리콜 통지문에는 화재 발생 가능성만 언급되어 있었고, 주차 상태에서도 화재가 날 수 있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발화지점인 ABS 모듈은 주행 중 급제동 시 바퀴 잠김을 방지하는 부품이라, 일반 소유자가 주차 뒤 8시간이 지나 화재가 난다는 점을 예측하기 어렵다.
주된 원인은 제작결함차량에 설치·보존상 하자가 인정되더라도, 통지문 기재 내용에 비추어 화재의 주된 원인은 ABS 모듈 전원부의 제작결함일 가능성이 크고 이는 제조회사의 제작 과정에서 초래된 것이다. 소유자의 관리 소홀만으로 100%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
차량 관리 상태와 정기검사차량 연평균 주행거리는 약 13,200km로 비정상적으로 많은 편이 아니고, 리콜 대상 차량들 중에서도 연식이 특별히 오래된 편이 아니었다. 화재 발생 전 마지막 자동차 정기 종합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었고, 안전기준 위반 개조나 경고등 점등도 확인되지 않았다.
주차타워 관리 측의 부주의 여지기계식 주차타워는 차량 화재에 취약한 구조이고, 설치된 스프링클러의 물이 발화점까지 침투하지 못해 초기 진화가 실패한 결과 손해가 확대되었다. 이는 주차타워를 관리하며 이익을 얻어 온 화재보험 피보험자 측의 약한 부주의가 손해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파기환송 이유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할 때 소유자에게 공작물 소유자로서의 책임을 인정하더라도 그 책임을 전혀 제한하지 않은 것은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불합리하다. 원심 판단에는 책임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3. 보험설계사 실무 시사점

리콜 대상 차량 고객에게는 조기 이행 안내가 우선: 리콜 미이행 상태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하면 공작물책임(무과실책임)과 자동차보험 담보가 함께 문제됩니다. 판례가 소유자 책임을 어느 정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리했지만, 리콜을 이행하지 않으면 소유자·자동차보험자 모두 대위·구상 소송의 피고 지위에 서게 됩니다. 자동차 갱신·유지 상담 시 리콜 대상 여부와 시정 이력을 함께 확인해 드리는 프로세스가 유용합니다.
주차 중 원인불명 화재도 개인용 자보 담보 범위: 이 판례는 “피보험자동차를 소유·사용·관리하는 동안 생긴 사고”라는 개인용 자동차보험 보통약관 문언을 근거로 주차 뒤 8시간이 지나 발생한 화재도 담보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자동차보험사가 무과실 공작물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는 사안이므로, 화재보험사가 자동차보험사에 보험자대위를 청구할 경우 담보 여부 자체는 다투기 어렵다는 점을 실무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습니다.
구상 대응에서 책임제한 근거 확보: 대법원이 명시한 책임제한 사유(리콜 통지문의 정보 한계, 발화지점 위험성 인식 곤란, 정기검사 정상, 주차타워 초기 진화 실패 등)는 그대로 구상 소송에서 소유자·자동차보험자가 다툴 수 있는 감액 근거가 됩니다. 화재 원인이 제작결함 성격이 강하면 제조사 상대 별도 청구(제조물책임)로 갈 여지도 있으니, 초기 감정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실전에서 중요합니다.
기계식 주차타워를 이용하는 다세대·오피스텔 관리 고객: 스프링클러 침투 실패 등 초기 진화 실패로 손해가 확대되면 관리 주체 측 부주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판결에서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오피스텔·상가 관리회사가 가입한 화재보험을 안내할 때, 주차타워 방재설비의 정기 점검 이력이 사후 분쟁에서 방어 자료가 된다는 사실을 함께 안내해 두면 신뢰가 쌓입니다.

4. 고객에게 설명할 때의 문장

“제조사로부터 리콜 통지문을 받으신 차량은 되도록 빨리 시정조치를 받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리콜 미이행 상태에서 발생한 주차 중 화재로 이웃 건물에 피해가 생긴 사안이 있었는데, 소유자에게 100% 책임을 지운 원심은 위법하다고 정리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리콜을 방치해도 안전한 것은 아니고, 여전히 소유자와 자동차보험사가 상당 부분 책임을 부담할 수 있으니 리콜 안내를 받으시면 우선 저희에게 알려 주시고 정비 이력을 보관해 두시길 권해 드립니다.”

이 글은 보험 상담 실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실제 분쟁은 약관, 사실관계, 시점 등 개별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의 법률 판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판례 원문 보기 · 사건번호 2022다233713, 대법원 2026. 1. 8. 선고 · 원심 서울중앙지법 2021나198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