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설계사는 처음 보험사 소속으로 근무하다가 그 영업조직이 분사돼 설립된 대리점으로 이동했습니다. 보험사 소속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고객에게, 합병 전 옛 상호와 로고가 인쇄된 ‘재정안정계획서’를 제시하며 ‘VIP 전용 1년형 단기 채권형 예금으로 연 12% 수익’이라는 허위 금융상품 가입을 권유했습니다.

고객은 설계사가 알려준 계좌(‘주식회사 ○○○’ 명의, 보험사 옛 상호와 유사)로 총 1억 2천만 원을 송금했고, 며칠 뒤 설계사로부터 위조된 보험증권을 받았습니다. 설계사는 약 2년에 걸쳐 8명에게 같은 방식으로 12억 6천만 원을 편취해 형사처벌까지 받았습니다.

고객은 보험사를 상대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5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원심은 보험사 책임을 60%로 제한해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2. 쟁점

(1) 금소법 제45조 제1항의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에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가 포함되는지, (2) 설계사의 사기 행위가 ‘대리·중개 업무를 할 때’ 행해진 것으로 볼 수 있는지, (3) 피해 고객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어 보험사 책임이 면제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보험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적용 범위 금소법 제45조 제1항의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에는 보험대리점이 위탁계약을 체결한 소속 보험설계사도 포함됨. 보험사는 이러한 설계사 행위에 대해 무과실에 가까운 책임을 부담함.
‘대리·중개 업무를 할 때’의 해석 실제 판매대리·중개 행위 그 자체가 아니더라도, 외형상 객관적으로 보아 본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유사하여 마치 업무 범위에 속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위를 포함함.
외형 인정 요소 설계사가 옛 상호·로고를 도용한 재정안정계획서와 위조 보험증권을 제시했고, 입금 계좌 명의도 보험사 옛 상호와 유사했으며, ‘보험계약’·‘보험료 납입’·‘해지환급금’ 같은 보험 용어를 사용한 점 등에서 외형상 판매대리·중개 업무에 속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인정.
피해자의 중대한 과실 여부 위조 사실을 피해자가 알았다고 볼 자료가 없고, 보험사 소속 시절부터 쌓인 신뢰관계에 기반해 가입한 점, 위조 문서가 정교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움.
면책 사유 부정 2년 가까이 사기 행위가 지속되었음에도 적발되지 않은 점을 볼 때, 보험사가 설계사 선임·감독에 적절한 주의를 다하고 손해 방지에 노력했다고 보기 어려워 면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

4. 보험설계사 실무 시사점

회사 로고·서식 사용의 엄격한 관리: 옛 상호·로고가 인쇄된 서식을 임의로 보관·재사용하는 행위 자체가 회사 측 사용자책임의 단초가 됩니다. 합병·상호변경 후 옛 양식은 회수·폐기 절차를 거치고, 개인 PC·드라이브에도 남겨두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입금 계좌 안내 원칙: 보험료는 회사 공식 가상계좌나 자동이체 외의 경로(개인 계좌, 유사 상호 법인 계좌 등)로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객에게 반복적으로 안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사안처럼 ‘회사 비슷한 명의의 계좌’로 송금받는 패턴이 분쟁의 결정적 외형 요소가 됩니다.
‘VIP 전용 고수익 상품’ 류 권유 금지: 회사 내부 판매 상품 라인업에 없는 ‘비공개 전용 상품’, ‘회사가 특별히 임직원·VIP에게만 판매하는 단기 예금’ 등은 그 자체로 위법 영업의 적신호입니다. 동료 설계사·고객이 그런 권유를 받았다면 회사 컴플라이언스 부서에 신고하도록 안내합니다.
고객 보호 측면의 안내 톤: 고객 입장에서는 ‘이상하다 싶은 상품’이라도 평소 신뢰하던 설계사가 권유하면 가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험증권은 회사가 직접 발송하는 공식 채널(전자증권, 등기우편 등)로만 수령한다는 점, 의심되면 콜센터로 진위 확인 가능하다는 점을 미리 안내해두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보험 상담 실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실제 분쟁의 결론은 외형 요소, 위조 정도, 고객의 인지 가능성, 회사의 감독 노력 등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판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판례 원문 보기 · 사건번호 2025다212464, 대법원 2025. 9. 25.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