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피보험자는 2012년부터 사망 무렵까지 약 10년에 걸쳐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장애 등으로 치료를 받았고, 2019년·2020년에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사망 2주 전에는 칼로 자해한 적도 있었고, 사망 약 1개월 전 진료기록에는 ‘중등도 이상의 우울삽화 의심’이 기재돼 있었습니다.

피보험자가 2022년 3월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져 사망하자 유족들은 자녀 명의로 보험금을 청구했고, 보험사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한다며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는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했습니다.

원심은 환각·환청·망상이 확인되지 않고 일상생활도 자녀 도움 없이 영위했다는 점 등을 들어 자유로운 의사결정 능력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이를 파기·환송했습니다.

2. 쟁점

장기간 우울장애·알코올 사용장애로 치료받던 피보험자가 자살한 경우, 자살에 즈음한 시점에 정신병적 증상이 명시적으로 확인되지 않더라도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해당할 수 있는지, 또 진료기록과 의학적 소견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전체 경과의 종합 판단 10년 동안 우울장애 등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자해까지 한 정황, 사망 무렵 ‘중등도 이상 우울삽화’ 의심 진단, 자살 외에 다른 동기를 찾기 어려운 점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 면책예외 해당 여부를 판단해야 함.
의학적 소견의 비중 주치의 소견서와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심사회신서가 ‘우울장애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능하거나 방해될 수 있다’는 취지로 일치한 경우, 이는 면책예외 인정의 중요한 근거가 됨.
특정 시점 행위만으로 단정 금지 자살 직전 환각·환청·망상이 직접 관찰되지 않았다거나 일상생활을 영위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능력이 있었다고 결론지을 수는 없음.
면책 예외 적용 가능성 장기간 우울장애를 극복하지 못한 채 자살에 이른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볼 여지가 있어 약관상 면책 예외에 해당할 수 있음.

4. 보험설계사 실무 시사점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 대한 이해 안내: 보험금 분쟁이 늘 가입자 측 ‘보험금 청구 소송’으로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험사가 먼저 ‘지급의무가 없다’는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 그 경우에도 면책예외를 정면으로 다툴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설명해두면 고객 혼란이 줄어듭니다.
장기 진료기록의 보존: 사망 직전 1~2개월의 기록만이 아니라 수년에 걸친 누적 진료기록 전체가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정신과 통원·입원 이력이 있는 고객의 보험금 분쟁에서는 의무기록 사본 확보 범위를 ‘전체 기간’으로 잡도록 안내합니다.
의학적 소견서·감정촉탁 절차: 면책예외 다툼은 ‘의학적 소견’의 무게가 결정적입니다. 주치의 소견서, 의료감정원 진료기록감정촉탁,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심사 등 절차가 분쟁 단계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단편적이라도 이해해두면 고객에게 다음 단계를 안내할 수 있습니다.
가입 시점 안내의 톤: 사망보장 상품을 권유할 때 ‘자살은 무조건 면책’이라고 단정하지 말고 ‘일반적으로 면책되지만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자살은 예외로 인정될 수 있다’ 정도로 안내하는 것이 사실관계에 더 가깝습니다.
이 글은 보험 상담 실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실제 분쟁의 결론은 약관 문구, 진료기록의 충실도, 의학적 소견, 정신질환 진행 양상 등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판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판례 원문 보기 · 사건번호 2025다210853, 210854, 대법원 2025. 6. 26.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