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피보험자는 2021년 10월 주요우울증 진단을 받은 뒤 이명 발생으로 증상이 더 악화되어 약물·면담 치료를 받았습니다. 2022년 7월부터 다시 외래 진료를 받던 중, 사망 약 3주 전에는 응급실에서 환청과 자살사고를 호소하며 입원 권유까지 받았고, 사망 3일 전에는 주치의가 조현병 치료제까지 추가 처방했습니다.

피보험자는 2022년 8월 27일 빌라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했고, 유족은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보험사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한다며 지급을 거절했고, 유족은 약관 면책예외인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심은 진단명이 중등도 우울장애에 그쳤다는 점, 자살 방식과 직전 행위 등을 근거로 의사결정 능력 상실 상태가 아니었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파기·환송했습니다.

2. 쟁점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약관상 자살 면책 예외사유인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를 판단할 때, 어떤 기준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그리고 자살 직전의 단편적 행위만으로 의사결정 능력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면책 예외의 취지 약관상 자살 면책이 규정돼 있더라도,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에 이른 경우라면 ‘고의에 의한 자살’이 아니라 외래의 원인에 의한 우발적 사고로 평가될 수 있어 보험사고에 포함됨.
종합적 판단 의사결정 능력 상실 여부는 나이·성행,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와 진행 경과, 자살 직전 구체적 증상, 주위 상황, 자살의 동기·경위·방법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 판단해야 함.
특정 시점만으로 단정 금지 자살에 즈음한 시점에 환각·망상·명정 등의 상태가 명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상태였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고, 진단 심각도가 ‘중등도’였다는 점이나 특정 행위 한 가지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도 적절하지 않음.
의학적 소견의 무게 장기간의 진료 경과와 사망 직전 증상의 급격한 악화, 환청·자살사고 호소, 정신과 전문의의 의학적 소견이 일치한다면 의사결정 능력 상실 상태에서의 자살로 판단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인정.

4. 보험설계사 실무 시사점

자살 면책에 ‘예외’가 있다는 안내: 사망보험 안내 시 ‘자살은 면책’이라는 단순 설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약관에는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예외사유가 있고, 이 예외가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 점을 함께 안내하는 것이 사실관계에 더 가깝습니다.
치료 이력 보존의 중요성 안내: 정신과 진료기록, 입원·상담 기록, 처방 변경 이력 등이 향후 분쟁에서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고객이나 가족이 진료기록을 임의로 폐기하지 않도록, 보험금 청구 단계에서 의무기록 사본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미리 안내해두면 좋습니다.
중등도 진단도 면책예외 가능: 진단명이 ‘중증’이 아니라 ‘중등도’라 하더라도 증상이 급격히 악화돼 자살에 이른 정황이 충분하다면 면책예외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단정적 표현 없이 ‘여지가 있다’ 수준으로 설명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부지급 통지 시 대응 절차: 보험사가 ‘고의 자살’을 이유로 부지급을 통지하더라도 그것이 곧 최종 결론이 아니라는 점을 안내하고, 진료기록 감정촉탁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견서 확보 같은 후속 절차로 다툴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실무적입니다.
이 글은 보험 상담 실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실제 분쟁의 결론은 약관 문구, 진료기록, 정신과 전문의 소견, 증상 진행 양상 등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판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판례 원문 보기 · 사건번호 2025다203058, 대법원 2025. 6. 12.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