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국내 제조업체가 해외 발주처와 폐열회수보일러 공급계약(제1·제2 발주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수출입은행이 발주처에 선수금환급보증서(AP-bond), 계약이행보증서(P-bond), 하자보수보증서(W-bond) 등 단계별 보증서를 발급했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다시 서울보증보험과 이행(지급)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해 구상채무를 담보로 잡았습니다.

발주처가 ‘제품 인도지체’, ‘의무 불이행 및 선수금 미반환’을 이유로 W-bond에 기한 보증금 지급을 청구하자, 한국수출입은행은 발주처에 보증금을 지급한 뒤 보증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원심은 “W-bond는 표제 그대로 ‘하자보수’ 손실을 보상하는 것이고, 인도지체·선급금 미반환은 그 보상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보증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의무를 부정했습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보증보험 보증범위의 확정 기준을 재정리한 판결입니다.

보증채무 범위의 기본구조 이행보증보험은 ‘주채무자(수출자)가 보증인(수출입은행)에 부담하는 구상채무’를 담보한다. 이 범위를 좁게 한정한 원심의 전제 자체는 정당하다.
표제 vs. 본문 문언 그러나 W-bond 본문에는 “발주계약에 따라 수출자가 인수한 모든 의무이행을 담보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한국수출입은행 공식 설명도 손실의 내용을 한정하지 않는다. 국문 표제가 ‘하자보수’라는 이유만으로 본문에 반해 보증범위를 좁히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보증기간의 구분 AP-bond·P-bond와 W-bond는 보증기간이 서로 구분되어 동시에 효력을 갖지 않는다. 단계별로 다른 의무이행을 담보하도록 설계한 것이므로, W-bond는 ‘계약 이행기 이후 일정기간 모든 의무’를 담보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독립적 은행보증의 성격 W-bond는 수익자(발주처)의 청구만으로 보증인이 무조건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독립적 은행보증에 해당한다.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한국수출입은행이 지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3. 보증보험 실무 포인트

표제가 아니라 ‘본문 문언’ 기준으로 설명하기: 보증서·보증증권의 한글 표제(예: ‘하자보수보증’)는 행정적 분류일 수 있고, 실제 보증범위는 본문의 문언에 따라 정해집니다. 가입자(기업 고객) 상담에서 “표제가 이거니까 이 범위만 책임집니다”라는 식의 설명은 위험합니다.
단계별 보증의 보증기간 매트릭스 점검: AP-bond/P-bond/W-bond처럼 단계별 보증을 함께 발급할 때는 각 보증의 시작·종료 시점이 겹치지 않도록 설계되었는지, 발주계약의 어떤 의무를 어느 보증이 커버하는지를 정리한 표를 함께 안내하는 것이 분쟁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독립적 은행보증의 의미 안내: ‘청구만 있으면 무조건 지급’이라는 독립적 은행보증의 성격을 모르고 가입한 기업 고객이 사후에 “보증인이 왜 지급했느냐”고 항의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가입 단계에서 ‘권리남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보증인이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사전 안내해야 합니다.
이행보증보험 분쟁의 심리 순서: 보증범위 확정 → 구상채무 발생 여부 → 보험사고 발생 여부 순서로 다투어집니다. 분쟁이 예상되는 사안이라면 보증서 본문·발주계약서·내부 영업 안내문(공식 웹사이트 설명 포함)을 함께 확보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4. 기업 고객에게 설명할 때의 문장

“보증서의 한글 표제만 보고 보장 범위를 판단하지 마시고, 본문에 적힌 ‘담보 대상 의무’ 문구를 먼저 확인해 주세요. 단계별로 여러 보증서를 함께 받으셨다면 각 보증의 효력 기간이 어떻게 나뉘는지를 정리해 두시는 편이 분쟁 단계에서 안전합니다. 독립적 은행보증은 발주처가 청구만 하면 보증인이 일단 지급해야 하는 구조라는 점도 미리 인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보증보험·이행성보증 실무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실제 분쟁은 보증서 본문, 주계약·발주계약, 보증증권의 기재, 보증기간의 설정 등 개별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의 법률 판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판례 원문 보기 · 사건번호 2021다220628, 대법원 2025. 8. 14.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