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피보험자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3건의 상해·사망 보장 계약을 체결하면서 청약서에 직업을 ‘사무원(관리)’, ‘건설업 대표’, ‘그 외 행정 및 경영지원 사무직 관리자’ 등으로 각기 고지했습니다. 실제로는 계약 체결 이전부터 사망 시점까지 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로 계속 근무한 상태였습니다.

2021년 7월 피보험자가 공사현장에서 사다리 작업 중 추락하여 사망하자 유족들이 상해사망보험금과 골절진단비를 청구했습니다. 보험사는 “계약 체결 당시 직업을 사실과 다르게 고지했고 계약 이후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으므로 상법 제652조에 따른 통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3건 모두를 해지하고, 사실상 위험이 반영된 보험료율로 비례보상만 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① 두개골 골절 등에 대해 확정적 진단이 있었는지(골절진단비 지급 여부), ② 처음부터 잘못 고지된 직업에 대해서도 상법 제652조의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이 성립하는지 여부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광주지방법원은 원고 청구를 모두 받아들여 상해사망보험금 2억 2천만 원과 골절진단비 120만 원의 지급을 명했습니다.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계약 후 알릴 의무의 범위 이 사건 약관의 ‘계약 후 알릴 의무’는 상법 제652조 제1항을 구체화한 조항으로, 그 대상은 ‘보험기간 중’에 발생한 위험의 변경 또는 증가에 한정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조문 문언에 충실한 해석이라고 판단.
고지의무와의 관계 계약 체결 당시에 이미 존재했던 위험(잘못 고지된 실제 직업)은 상법 제651조의 계약 전 알릴 의무(고지의무)의 대상이지, 제652조의 통지의무 대상이 아님. 두 의무를 경합적으로 적용하면 계약자가 이중 제재를 받게 되어 부당하다고 판단.
해지권 제척기간 우회 방지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은 약관과 상법에 따라 보장개시 2년(사고 없는 경우) 또는 계약체결 3년의 제척기간이 있으나, 통지의무 위반 해지는 그런 제한이 없어 두 의무를 경합 적용하면 사실상 이 제척기간이 무력화됨. 이런 결론은 상법 제651조의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봄.
골절 확정 진단 여부 방사선 판독 결과 두개골 골절이 확인되고 사망진단서에도 ‘중증 두부 손상’이 기재된 이상, 응급기록의 ‘추정진단’ 표기와 관계없이 확정적 진단이 있었다고 판단하여 골절진단비도 인정.

3. 보험설계사 실무 시사점

계약 당시의 오류와 계약 후 변경은 다르게 봅니다. 계약 당시부터 잘못 알린 사항은 고지의무(상법 제651조) 문제이고, 계약 새로 발생한 위험 변경은 통지의무(상법 제652조) 문제입니다. 보험사가 통지의무 위반으로 해지 통보를 해왔더라도, 원인이 “처음부터 다른 직업이었다”라면 실무상 통지의무보다는 고지의무 논점으로 다투는 것이 이 판결의 논리에 부합합니다.
제척기간의 실익: 고지의무 위반은 계약 후 상당 기간이 지나면 약관상·상법상 해지권 행사에 제한이 걸립니다. 특히 상법 제651조 단서는 계약 체결일부터 3년이 지나면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해지가 어려워지도록 정하고 있고, 약관에서는 보장개시일부터 일정 기간 무사고 유지 시 해지가 제한되도록 별도 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건도 각 계약별로 체결 후 상당 기간이 경과한 상태였다는 점이 결과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청약 단계 직업 확인 강화: 실제 하는 일과 청약서 직업란이 일치하도록 구두 확인을 넘어 명함·급여명세·업무 사진 등으로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잘못 고지가 남는 순간 사고 시 다툼의 여지가 커지고, 유족이 감당해야 할 소송 부담도 늘어납니다.
골절 확정 진단 기록의 중요성: 응급기록의 ‘추정진단(impression)’ 표기가 있어도 방사선 판독지·사망진단서 등 객관적 의무기록이 갖춰지면 확정 진단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사고 직후 진료기록 확보 안내가 유족 안내의 표준 절차가 되어야 합니다.

4. 고객에게 설명할 때의 문장

“계약할 때 실제 직업을 정확히 알려주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만약 처음부터 다르게 알려진 경우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험사가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이 사라지지만, 그동안 사고가 나면 다툼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계약 후에 직업이 실제로 바뀌셨다면 그때는 즉시 회사에 알리셔야 하고요. ‘처음의 문제’와 ‘계약 후 변화’를 나누어 관리해 두시면 나중에 불필요한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보험 상담 실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이 판결은 광주지방법원 제1심 판단으로, 사실관계·약관 문언·상급심 판단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의 법률 판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판례 원문 보기 · 사건번호 2022가합50361, 광주지방법원 2023. 9. 14.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