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회계법인은 손해보험사와 ‘공인회계사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계약을 체결하고, 회계감사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탈루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보장받고 있었습니다. 약관에는 ‘각각의 클레임에 적용되는 보상한도는 동일하거나 관련된 행위·오류·탈루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손해배상금 및 처리비용에 대한 한도이고, 자기부담금도 각각의 클레임에 적용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회계법인은 같은 피감회사를 대상으로 연이은 두 사업연도의 외부감사를 수행하면서 두 감사 모두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허위 계상된 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 뒤 회사 주주들이 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회계법인이 손해를 배상하자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하면서 자기부담금을 2회 공제했습니다.

회계법인은 두 사업연도의 감사상 오류가 ‘동일하거나 관련된 오류’이므로 자기부담금은 한 번만 공제돼야 하고, 주주들이 두 사업연도 손해를 묶어 하나의 소송으로 청구한 점도 그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보험사의 자기부담금 2회 공제 처리를 인정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약관 문언과 감사업무의 독립성을 중심으로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관련된 오류’의 판단 기준 약관의 ‘동일하거나 관련된 행위·오류·탈루’는 단순히 ‘같은 피감회사를 대상으로 했다’거나 ‘같은 항목에서 잘못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각 감사 작업이 독립된 업무 단위로 수행되는지, 위험과 책임이 사업연도별로 별도 발생하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사업연도가 다른 감사 오류의 성격 회계감사는 사업연도별로 별도의 감사계획·증거 수집·의견 표명이 이뤄지는 업무로, 어느 사업연도에서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것과 그 다음 사업연도에서 다시 발견하지 못한 것은 각각 독립된 직무상 오류로 평가됩니다. 같은 자산 항목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만으로 두 오류를 ‘관련된 오류’로 묶을 수는 없습니다.
소송 형태와의 관계 주주들이 두 사업연도의 손해를 합쳐 하나의 손해배상소송으로 제기한 사정만으로 두 오류가 ‘관련된 오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약관의 보상한도·자기부담금은 클레임의 소송 묶음 방식이 아니라 오류의 실체적 동일성·관련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결론 이 사건 약관과 사실관계에서는 두 사업연도 감사상 오류를 각각의 클레임으로 보아 자기부담금을 두 차례 공제한 처리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본 원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3. 보험설계사 실무 시사점

‘클레임 단위’ 정의를 가입 단계에서 짚어 주는 습관: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임원배상책임보험에서 보상한도와 자기부담금은 ‘1사고·1보험기간·1클레임’ 중 어디에 적용되는지에 따라 회수 가능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가입 단계에서 ‘동일하거나 관련된 오류’가 어떤 의미로 해석돼 왔는지 함께 짚어 두면 사후 분쟁 여지가 줄어듭니다.
업무 단위가 사업연도·프로젝트별로 나뉘는 직군의 안내: 회계사·세무사·건축사·감리·컨설팅 등 업무가 연차·프로젝트 단위로 반복되는 직군에서는, 같은 고객을 다년간 담당하더라도 약관 문언과 업무 단위에 따라 각 연도·프로젝트가 독립된 클레임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보장 시점·자기부담금이 각각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사례 자료에 반영해 두면 좋습니다.
오류·탈루 발생 시점 기록의 가치: 직무상 오류가 의심되는 사안이 생기면 ‘언제, 어떤 업무에서, 어떤 사실관계로 오류가 발생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기록이 ‘동일하거나 관련된 오류’ 여부 판단의 출발점이 되고, 보험금 청구 시 자기부담금 적용 횟수 다툼에서 핵심 자료가 됩니다.
한도·자기부담금 합산 시뮬레이션: 가입 단계에서 ‘오류가 2회 발생했을 때’, ‘여러 사업연도에 걸쳐 같은 항목이 문제가 됐을 때’ 등 가상의 시나리오로 자기부담금·보상한도 합산액을 함께 계산해 보면, 한도를 어디까지 확장할지 결정에 도움이 됩니다.

4. 고객에게 설명할 때의 문장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의 자기부담금은 ‘한 사고당’ 또는 ‘한 클레임당’ 한 번 공제되는 구조입니다. 같은 고객을 여러 해 담당하시면서 비슷한 항목에서 오류가 반복되더라도, 각 사업연도의 업무가 독립적으로 평가되면 자기부담금이 각각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안내드립니다.”

“실제로 자기부담금이 1회 공제될지 여러 번 공제될지는 약관 문언과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도 증액이나 추가 담보를 검토하실 때 ‘여러 건이 동시에 진행됐을 때’의 시나리오를 함께 살펴보시면 분쟁 가능성을 검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전문직 배상책임 상담 실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실제 분쟁은 보험약관 문언, 업무 수행 단위, 오류의 시간적·내용적 동일성, 손해배상소송 구조 등 개별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의 법률 판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판례 원문 보기 · 사건번호 2017다294202, 대법원 2021. 12. 30. 선고